나영이 사건에 대해 온국민이 들끓고 있기에 그 사건에 대한 반복적인 언급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본다.
며칠 전 아고라의 청원방에 올려진 나영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읽어 보니
사람이라면 살 떨리는 분노의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것이었다.
그런데 법이란 참 냉정하다.
손가락이 떨려서 인터넷 서명을 위해 자판기를 두드리는 손에 힘을 주기도 힘든 상황인데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전후 사정을 살펴 국민들의 감정이 용납할 수 없는 '12년'이라는 선고를 내렸다.
검찰의 무기징역 구형에도 불구하고 재판관이 12년으로 감형한 이유가
범인이 당시 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술을 마셔 심신 미약이 과연 감형요소인가?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에 대해 다른 때 보다 관대한 판결이 주어진다는 것이 법논리에 맞는가?
나영이 사건에서 재판관은 법리가 아닌 주관주의적 판단에 의한 재판을 했다고 생각한다. '술'에 대해 관대한 재판관의 개인 감정이 개입했다고 본다. 그리고 어린이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재의 결과다. 범인에게가 아닌 나영이에게 보여주어야 할 인지상정의 감정을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판결에 불과하다.
술취한 상태에 저지른 범죄가 감형의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현실 법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를 생각해보자.
맨정신에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와 술취해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어느 경우가 법적으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나?
묻는 입이 부끄럽다.
음주운전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다. 음주 상태로의 판단력 부족이 그 교통사고에 대해 감형의 근거가 된 판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마약을 해도 그렇다. 마약을 흡입한 상태로 범죄를 저지르면 그 또한 가중처벌이 되지 마약 흡입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이 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술로 인한 심신 미약이라는 것은 법의 감정이 아니다.
술먹으면 짐승같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법이 인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
나영이 사건을 맡은 재판관이 성범죄란 술먹으면 우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사건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뿐이다. 그가 재범이었는데도 말이다.
성폭행 특히 아동 성폭행에 대한 법조계의 안이한 인식이
아동 성폭행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전에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던 적이 있다.
낮이 었는데 너무도 뻔뻔한 태도에 순간적으로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 장난친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말에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그냥 봐줘라. 술 취해서 그런 건데 어쩌겠냐.'
성추행범을 붙잡고 도움을 요청하는 내 곁을 스치며 하시는 말의 대부분이었다.
결국 나와 함께 있던 초등학생 2학년 아이들이 지하철 수사대에 신고를 해서 성추행범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 상황에 대한 진술을 하느라 그 반나절을 모두 보냈다.
그때도 경찰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범인이 술이 취해서 저지른 실수 같은데 용서할 생각은 없는가?'
순간 나는 정말 찬물을 한바가지 뒤집어 쓴 것 같았다.
경찰이 나의 편이 아니구나. 성추행범과 한 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었다.
'없습니다. 그럼 술취해서 하는 모든 행동이 실수가 됩니까? 그냥 성추행이 아니라 술까지 먹고 성추행을 한 겁니다. 법대로 처벌해주십시오'
지금도 나는 그때 술 취해서 성추행을 저지른 그 범인을 경찰에 고발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나영이 사건으로 돌아오자.
술도 마약을 흡입한 것과 같은 상태다. 음주운전이 범죄가 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면 음주상태의 범죄 또한 같은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재판관이 나이드신 어르신들과 다를바없는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술을 마신 상태를 판단한다는 것은 단호하게 배격되어야 할 관점이라고 본다. 나아가 성범죄 특히 아동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 재판관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고 죄질에 합당한 법의 판결이 내려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게다가 나영이 사건 범인이 성추행 후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저지른 행위가 현재의 나영이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그가 저지른 범죄의 경과만 봐도 술이 취해 심신미약이 아니라 자신의 범죄를 정확히 인식했고 그를 감추기 위해서 성폭행에 이은 2차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가 술 때문에 감형 받아야 할 이유는 범죄의 내용으로나 법감정으로도 전혀 없다.
이것은 분노한 국민이 그를 사형시켜라 무기징역을 줘라고 해서가 아니라 법정이 스스로의 오류를 인정하고 법에 충실한 판결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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